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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6. 9. 17:48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출처 : 에스앤코

이 극이 한국에서 내한공연을 한다고 공개 오디션 공지가 떴을 때부터 기대가 매우 많았다.
게다가 이 극에 쌀(조형균, 본진)이 캐스팅 됐다는 카더라가 돌아서 더더욱 기대였었지만
캐스팅 발표가 나야 알 수 있는 것이고,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21년 5월에 캐스팅 발표가 떴는데 실제로 오르페우스 역으로 온다고 해서
아마 쌀 본진 덕구 인생에 가장 행복했었던거 같기도 하다.

서울에서 15번, 대구, 부산 한번씩 총 17번을 보면서
(쌀 인스타 댓글로도 썼지만) 캐스팅 발표 때부터 근 1년간 즐거운 덕구 인생이었다.
사실 뮤지컬의 경우,
특히 본진의 공연을 볼 때는 작품에 대한 생각보다는
내 본진이 최고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각종 사랑 고백과 주접으로 글을 쓸 수 밖에 없는지라
트위터에도 고스란히 그렇게 남아있지만
정리해서 적어보는 것으로...


결국 이 극은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들이야 결국 스포를 다 알고 시작하는 스토리인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극으로 만든다는건가... 했었는데 감상평의 몇 줄 요약은 이렇다.

  1. 사람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결국 더 나아지는 존재 그리고 그걸 깨기도 하는 존재
  2. 대사 그대로 결말이 어떨지 알면서도 다음을 기대하는 우리의 삶
  3. 불의에 대항할 때는 혼자보단 단체가 좋다. (연대 하라!!)
  4. 과거에 당신이 어떻게 살았는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5. 결국 널 구원하는건 너 자신
  6.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놀랍게도 저런 생각이 들게 극에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쌀 오르페우스 제외 전캐를 보았는데 정말 그 누구로 봐도 상관 없었던 극.

이제부터는 트위터 주접의 정리
지금보니 그 놈의 코로나 때문에 개막도 미뤄지고
예매, 재예매의 반복에 아주 쑈를 했구나 -_-;;

무대, 조명, 연출 맛집.
특히 wait for me 때 무대랑 조명 정말 최고다.
왜 항상 신들은 인간을 시험할까?
페르세포네를 지독한 알코홀릭으로 만들어놨는데
생각해보니 반년을 지하에서 사는데 제 정신이기가 쉽지 않겠다 싶다.

Why we build the wall에서 페르세포네에 따라서 하데스 연설에 반응하는 차이도 재미있다.
두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서 기본적인 애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건 맞지만
여왕 페르세포네는 삶에 찌들어 자포자기한
그리고 일꾼들에게 일부 죄책감도 있고 숨 막혀 하는 페르세포네라면
혜나옵 페르세포네는 정말 남편의 독선을 지긋지긋해 하는
진짜 뭐 같은데 내가 그래도 니 와이프라 노래 불러준다는 표정에 심지어 안부를 때도 있었다.

그리고 쌀 중의 쌀 웨잇포米 때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듣고
지하세계가 벽을 열어주는 씬에서 무대가 좀 더 열리고
극의 마지막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열렸던 무대가 다시 좁게 닫혀지는데
그 씬을 볼 때마다 무대 열리는건
사랑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 용기를 갖고 떠나는 오르페우스의 마음인데
마지막에서 의심으로 범벅이 된 용기를 잃은 그의 마음이 다시 닫히는거 같아서 참 짠했었다.

과연 에우리디케가 기차를 타고 떠나는 씬이
정말 추워서 얼어 죽은 것인지 추위와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선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그렇게 선택해서 간 곳은 망각이 기본인 현재와 다르지 않은 삶이었다고 생각되어진다.

2막에서 일꾼들끼리 연대하는 If it's ture 그리고 가장 백미인 Epic III,
오르페우스의 의심의 절정인 Doubt come in까지 이 모든 것은 그냥 조형균이 짱인 것이다.

거창하게 시작해서 정말 뱀의 꼬리로 마무리 지어지는 글인거 같지만
하데스 타운과 이 극에 출현하는 쌀 덕분에 즐거운 1년이었다.
덕분에 기차 타고 대구 당일치기
비행기 타고 부산 당일치기도 해봤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