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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12. 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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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극단 실험극장

 

이건 진짜 어제 본 아주 따끈따끈(?)한 포스팅이다.

검색이 부담스러워서 대부분 극이 끝나고 포스팅을 하곤 하는데

(사실은 극도의 귀차니즘이 맞겠다.)

이 극은 왠지 까먹기 전에 써야할거 같고

일단 한번은 더 볼거 같은 느낌이다.

 

난 '공연이란 이런거란다...'를
보여주는 극들 정말 좋아하는데

왜 수많은 사람들이 이 극을 인생작이라고 하는지 어렴풋이 알거 같다.
하지만 어렵다 ㅠㅠㅠ

아직도 머릿 속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왔다갔다 한다.

 

가운데 작은 무대를 놓고 양쪽에 앉아있던 배우들이 입, 퇴장을 하는 방식도 되게 신선했고

극을 이끌어가는 다이사트의 에너지가 엄청나야겠네... 라고 생각했는데

말 등장의 순간 와~ 하고 감탄부터 나오게 되더라는....

(너제트를 비롯한 말 역할 배우들 고기 많이 드세요!!!!)

 

처음 알런의 가족들의 등장에 폐쇄적이고 답이 없어보이는 아버지가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엄마가 더 이상한 사람이었을 때....
영화관에서 아버지를 만났을 때의 알런이 느꼈을 감정이 뭔지 너무 잘 알거 같았다.
결국 폐쇄적인 부모 아래서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아이가

본인 나름대로의 신격화한 실체를

자신이 배반한 것과 같은 망상이 불러온 비극인건지... 

정말 아직도 어렵고 잘 모르겠다. 

(누가 답을 알려주세요 ㅠㅠㅠ)

 

다이사트는 그 이후 어떻게 됐을까?
알런이 해방되어가고 있을 때 다이사트는 더 힘들어져가는거 같은데...
다이사트의 그 꿈은 결국 다이사트의 미래였던걸까?
역시 초반에 그 꿈의 해석이 좀 알고싶다ㅠㅠㅠ

 

장면 중에 뭔가 엄청난 장면이 있다는건 알고 있었고 단순 오글 금지가 뭔가했더니

연극에서 그런 장면을 본다는게 적잖이 충격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 의미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씬이기도 한데

그 와중에 과거에는 오히려 더 대담했던 씬이
해외덕들 밀캠 찍는 바람에 그 정도로 수정된거라는게...

그러면서 과거에 알런역을 ㅈㅈㅎ이 했다는게 순간 너무 기분이 더러워지기도 했었다.

 

소년과 정신과 의사가 등장하는 극이고
소년의 삶에 아주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매개체가 동물이다 보니

엘송 생각도 되게 많이 나긴했는데 그래서 그 생각의 종국에는 석옵이 다이사트 했나...
석옵이 하는 다이사트 보고 싶다.... 였지만...

석옵이 저번 시즌에 하셨었네 ㅠㅠㅠㅠㅠ

 

여전히 머릿 속은 복잡하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맴돌고

계속 생각이 나게 만드는 엄청난 극이다.

다시 보러 가야지...



    
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11. 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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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노네임씨어터컴퍼니


수화로 대화를 하는 것이 정상인,
귀가 안들리는 막내 아들 또는 동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신들이 먼저 수화를 배우고
그에게 독순술을 익히라고 한게 아닌
수화를 전혀 모르는 아주 이기적인 가족의 이야기

극 보는 내내 진짜 복장이 터진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 잘 알겠던 극
극 내내 님들아~ 그게 걔를 위한 일이 아니라고!!를 외치고 있었던...
정말 식탁에서 밥상 엎지 않고 앉아있는 빌리가 위너.
도대체 이 식구들은 개방적인건지 빻은건지 알 수가 없다.

대사 중에 자식이 부모랑 같아지거나 뭐 어쩌구하는 대사 있었는데
자식들이 부모의 안좋은 쪽만 빼 닮았다.
빌리 빼고... (하지만 그 빌리도 종국에는...)
그나마 여자들은 정상인 편(?)인데 베스는 크리스토퍼랑 사는거 자체가 이미 마이너스임.

사실 이 극을 볼 때
이재균 배우가 유일하게 멀쩡하게 말하는
그 대사톤과 연기 표정에 치이기도 했고
다니엘 같은 경우 되게 찌질하고 지 아빠 같은데
그 와중에 뭔가 시크하고 위험한 매력이 있어서
잘못하면 저 매력에 누구하나는 빠지겠다 했는데 역시나였고
그걸 오정택 배우가 엄청 잘 살렸다.

참 아이러니 하지..
빌리는 실비아를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가족들의 부당함(?)을 깨달았는데 실비아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는게..
실비아의 '같은 부류에 속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뭔지 너무나 이해가 가지만 내가 이해한다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

결국 이런 실비아 때문에 빌리 또한 가족과 같아지고 있다는
정말 아이러니한 현실...

극 볼 때 좁디 좁은 공간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그 자리 잡은 내 잘못)
한번 더 보고 싶은걸 표를 놨다가 잡았다가 놨다가 했는데....
한번 더 볼걸 그랬지 ㅠㅠㅠ



    
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11. 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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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age1

서편제는 때는 중학교 1학년
한국 최초로 단일관 100만 관객을 동원한 첫 영화였을 때
아마 그 100만명에 일조했을 학교 단체 관람으로 영화를 본게 다였고
어차피 그 때야 판소리라든가 이런 전통(?)에 가까운 영화들이
중학교 1학년짜리에게는 전혀 재미도 감동도 없었을 것이기에..
아 참 한국적인 영화구나..
송화가 참 안됐구나...
동호가 이해가 잘 안가네...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책을 비롯한 모든 컨텐츠들이 나이에 따라 느끼는 감정들이 달라지기 마련이니
내 감상이 어떻게 바뀔까도 관전 포인트였고
사실 영화로 재밌게 보지 않았던 작품의 뮤를 봐야할까 싶었는데
어쨌든 이번 시즌이 마지막 시즌이라고 하기도 하고
트친 분께서 자람송화, 차송화 못사와는 겸상을 하지 않겠다고 하셔서 ㅋㅋㅋㅋ

그리고 난 서편제를 보면서 내가 이렇게 줄줄 울줄 몰랐다네.........

도대체 그 놈의 한이란 무엇인가.
한을 주구장창 외쳐대는 본인은 가지지 못했기에 가져야하는 그 무엇처럼
송화와 동호에게 외쳐대는 유봉을 보면서 너무나 답답했고

왜 자신이 못 다 이룬 꿈을 자식에게 투영 시키려하는지......
본인 욕심의 삐뚤어진 사랑의 표본이 유봉이다.
도망가려고 하는 동호의 마음 너무 이해가 가고
처음에는 가지말라고 말리다가 다시 도망 가라며 응원하는
동호 보내는 송화 마음이 너무 안타깝고...
여기서부터 펑 터지기 시작했던 듯...

위에도 썼지만
어릴 때는 동호가 이해가 안가고 송화가 불쌍하긴 했지만... 인 감정의 기억인데..
나라도 도망가고 남았다.
실제로 엄마가 하라는대로의 반대로만 살고 있는 딸이 나이기도 하고....

자람송화와 차송화의 차이는
자람송화는 아무래도 원래 판소리를 하던 분이다보니
재능이 충만한 사람이 정말 어느 순간 만개한 송화 같았고
차송화는 정말 본인의 소리를 찾아서 떠나는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지나 본인을 깎고 또 깎아 소리를 찾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맞은거 같은 지친 송화였다.
둘이 너무 다른데 다른 결로 너무 슬픈 송화였다.

서편제의 백미는 아무래도 2막 상여 군무씬이 아닌가 싶다.
사실 처음 볼 때는 송화와 유봉을 보느라 제대로 못봤었는데
다시 봤을 때는 그 장면에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특히 송화가 아버지~ 하고 부르는데
그 부르는 말에서 그동안의 원망, 미움, 사랑들의 감정이 다 느껴져서 맘이 참 그랬었다.

마지막에 동호가 찾아온 심청가씬에서
자람송화가 런동호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토닥여주는 장면을 보여줬는데
글 쓰면서도 그 때 생각이 나서 눈물이 고인다.
그날 그 장면에서 세상 모든 치유를 다 받았던 것 같다.

좀 더 일찍 봤다면 시즌이 올 때마다 극을 챙겨봤을테지만
마지막 시즌에라도 이 극을 봐서 참 다행이다.
가까이서 보면 아동학대에 가까운 극이지만
결국 이 극은 소리를 찾아가는 한 여성의 위대한 여정이 아닐까.....



    
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9. 1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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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달컴퍼니

뮤지컬 후기도 쓰고 싶은데 뭔가 연극이 더 글이 잘 써져서 그런가...

술술 써지기는 연극이 더 잘 써지는 것 같다.

 

작년에 초연이 올라오고 개인적으로 이숙쌤 목소리 너무 좋아해서

이숙쌤이 무대를 하시면 챙겨보는 편이라 그래서 챙겨본 극이었는데 

역시 극 내용 모르고 가서 보다가 너무 힘들었다.

 

본격 아니타 감정 소모 극대화 극이고

(물론 데이비도 마찬가지)

그 날의 생생한 묘사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두번은 못 보겠다했는데

올해는 기애쌤이 이 극으로 무대에 오셔서 또 챙겨보게 되었다.

 

사실 이 극은 퀴어극 성향이 매우 강하지만 퀴어가 주제가 아닌 극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 이야기는 범죄의 피해자 또는 피해자의 가족이 모욕 당하거나 

손가락질을 받아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을 얘기하는 극이라고 생각.....

그리고 아들만 보고 살아왔을 아니타의 '그 날'은

아들이 그렇게 돌아온 것만으로도 너무 힘든데

그 외에 더 큰 다른 진실을 알아야만 하는 아니타가 정말 맘 아프다.

 

개인적으로는 초연 버전 연출을 더 좋아한다.

충무 블랙이 생각보다 넓어서 저 큰 무대 어떻게 쓰나 했는데

드아센은 또 너무 작아서 저 작은 무대를 어떻게 쓰나 했다.

 

프리뷰로만 봐서 사실 그 이후에 연출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날 얘기할 때 데이비가 왜 굳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야했는지 모르겠다.
그날의 상황, 플랫폼 이런거 실현해보이려고?
관객도 아니타 입장이 되어보라고?
아님 아니타 감정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서?
이 시국에 약간 굳이 싶었던 연출이었다. 

 

그리고 이건 진실을 듣는 아니타도 중요하지만

그 날의 진실을 말하는 데이비도 중요한거 같은데 말이다.

 

그리고 초연에서는 아니타 감정의 극대화 씬이라고 이해했던

그 날 일을 다 듣고 난 후의 아니타의 컵 깨는 씬이 있었는데

무대가 작아져서 그런지 그 씬이 없어졌다.

대신 그냥 원래부터 깨져있던 컵을 보면서 대사를 하는데 

너무 뜬금 없었달까...

 

기애쌤 아니타를 보면서 느낀건

기애아니타가 웃는게 너무 해맑고 예뻐서 되게 짠했었다.
저 사람은 행복할 때 정말 예뻤겠구나 싶어서ㅠㅠ



    
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9. 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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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극열전

산에서 조난 당한 산악인의 실화

딱 여기까지만 알고 극을 보고 갔고

과연 산에 대한 표현을 어떻게 할까 참으로 궁금하기도 했으며

산악 연극답게(?) 극장이 매우 추울 것이라는 공지가 있어서

추위 극강으로 타는 저주받은 몸은 꽁꽁 싸매고 극을 보러 갔었다.

 

예상대로 이 극은 조(등장인물) 혹사극입니다.

무대를 아주 다양하게 기어 다닌다.

등산을 해야하고 조난을 당했으니 물론 그럴 수 밖에 없다.

무대를 되게 신기하게 만들었는데 꽤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극이 주는 메세지도 분명하다.

일단 살아있어라.

살아있어야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해야 선택을 한다.

삶이 거기 있고, 생명이 거기 있기 때문에 살아야한다!!!! 를 외치고 있다.

 

극의 맨 마지막 장면도 매우 희열이 있고

그 희열 때문에 울컥하기도 하는데

난 언젠가부터 삶에 대한 의미를 외치는 극들이 식상(?)하다.

죽음의 집도 그랬다.

 

오히려 극에 나오는 조의 대사

사는게 이렇게 아프고 괴롭고 힘들고 외로운데 왜 살아야 하냐에 대한 대사가 더 공감이 갔달까...

 



    
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9. 5. 15:51

출처: HJ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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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균젤'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살리에르라는 극이 있었고 거기에 본진이 나왔었는데

엄청 쩔었다는 얘기...

 

하지만 난 그 때 본진 입덕 전이었고 

사실 엄청난(?) 뮤덕도 아니었기에 내가 못 본 필모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번에 무나네에서 이 극을 상영회를 해준단다!!!

그래서 보러 가기로 하였다.

 

가기 전까지 일이 하나도 없었던 것도 아니다.

갑자기 화면이 이상 오류가 지속되고 있다며 노쇼 하면 환불은 해줄건데

볼거면 보고 말라면 말라는 완전 책임 전가 문자를 밤 11시 50분에 보내서

괘씸해서 보러 가지 말까.. 하다가 그래도 본진의 못사극을 챙기는게 우선일거 같아 봤는데

일단 비록 영상이지만 본사가 된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시놉조차 찾아보지 않고 항상 극을 보러 가는 성격이라 

영화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얘기인가보다~ 하고 갔고,

쌀의 등장인물명이 '젤라스'여서 사람은 아닌거 같은데 도대체 뭐지? 했는데...

 

젤라스가 젤러시의 그 젤라스라는걸 극 중간에 알아차렸다고 한다.

 

시작부터 화질 땜에 일단 헛웃음이 나왔고...

이거 도대체 해상도 얼마로 찍은걸까?
영상오류는 중간에 세로줄이 한번 가긴 했는데 엄청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극이 끝나고 호와 불호가 이래저래 머리에 섞여서

끝나고 쓸 말이 많을거 같았는데 뭘 써야할지 모르겠고

일단 쌀 눈이 뱅글 돌아가있는건 잘 봤습니다 ㅋㅋㅋㅋ

 

살리에르의 생각과 행동은 

모차르트의 출현 이 후 질투에서 모든게 기인한다가 모티브이고 

거기에 따른 관념캐를 만들어내는 발상까지는 오~ 했는데.....
극 중간중간 믕? 하는데도 있고 지루하기도 해서 

이게 뭐가 문제지? 라고 생각하다 영상이라서라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 이 극은 '공연'인거니까...
영상이 그 현장감을 살려내지 못하는건 아쉽고..
그래서 카메라 꼭 앵글을 그렇게 잡았어야하나 싶은게 몇 있었는데

셋 또는 둘이 뭔가 폭발하는 넘버를 부를 때는 해당 배우들을 다 잡아주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고,

내 배우 깨알같이 연기하는거 보고싶은데 그거 강제로 못 보는 것도 짜증이었다.
첫등장에 계단에 걸터 앉았는데 속으로 

저기요 카메라님아 뒤로 좀 빼든가 내 배우 좀 비춰줄래?를 속으로 몇번을 외쳤는지ㅋㅋㅋㅋㅋㅋ

영화 아마데우스가 정말 너무 잘 만든 영화이고

연극 아마데우스도 마찬가지여서

일단 영화는 이미 어릴 때 봐버렸기 때문에 차치하고

이 극을 먼저 보고 연극을 나중에 봤다면 어땠을까싶기도 하다.

 

결국 이 극도 배우들이 하드캐리해서 만들어가는 극이라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덕모촤 얼굴이 반쪽이던데ㅋㅋㅋㅋ
토로는 어쩌다보니 바람사 이 후로 처음이라 몰랐는데

대사를 나긋나긋 그렇게 치는지도 몰랐고 (완전 취향이었음)

목소리가 그렇게 좋은지도 몰랐네.

그리고 딕션 만세!! 개인적으로 딕션 좋은 배우들 너무 호감이다.  
공연당시 너무 힘들었을 듯...
중간중간 서노앙이랑 랑연배우 시강이었다ㅋㅋㅋㅋ

그나저나 무나네는 꽤 괜찮고 퐈려한 대극장극을 갖고 있음서 왜 안올리는겨?
극 막판에 생각한건 젤라스야 말로 젠프여도 괜찮겠다.....

그리고 이런 화질이라면 상영회 말고 그냥 중계를 해주세요.

 

그렇게 '균젤' 쌀라스의 본사(?)가 되었다.



    
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6. 2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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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장인 엔터테인먼트


한 연극 덕후가 있다.
그는 성덕이기까지 해서 직업도 비평가다.
최근 너무 맘에 드는 연극 작가가 데뷔를 했다.
이렇게 나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처음이다.
근데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그에게는 당근보다 채찍을 주기로 한다.
남들은 칭찬일색인데 나 혼자 호되게 비판하기로 한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그 작가가 나의 존재를 알고 내가 훈련하는 대로 글을 써나가는거 같다.
하지만 난 단 한번도 칭찬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글을 쓰지 않는다.
10년 만에 (맞나?) 복귀한다고 해서
목욕을 하고, 가장 비싼 옷을 입고
심지어 걸어서 극장에 갔는데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그런데 그 작가가 공연이 끝난 당일 밤 나에게 찾아왔다!


나도 고급지게 표현하며 쓰고 싶은데 능력 밖에 일이라 포기했다.

 

뭔가 데뷔 때부터 봐온 본진이
오랫동안 일을 안하고 있어서
덩달아 나도 휴덕 중이었는데
기대했던 본진 복귀작이 내 맘에 너무 안들 때의 기분을
이렇게나 고급지고 쉽지 않게 표현한걸까?

극에서 나오는 권투 관련 연극은

스카르파가 볼로니아와 본인을 빗대서 쓴 대본이라는건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

그 연극이 스승과 제자가 권투를 하던 극에서

갑자기 맨발의 그 사람을 만나고,

가장 중요한 대사인

'내가 노래할 줄 알면 날 구원할텐데...' 가 어떻게 나오는걸까?

극 중 극의 전개가 더 궁금하다.

 

처음 본 날은 머릿 속에 물음표가 가득했고

두번째 봤을 때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여전히 찾지 못했다.

초연(?) 때는 그 해답이 분명 있었던 극인거 같은데 난 초연을 보지 못했으니...

 

세상은 나쁜 연극으로 차 있지만

그 속에서도 얻어낼 것은 장면 하나, 대사 하나에서도 있는 것이겠지요.



    
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6. 2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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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란문화재단

여성들이여...
절대 일을 놓지 말자....

뭔가 1차원적인데 고급진 신기한 극이다.
그리고 재밌어.
인형의 집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각색이 되게 잘 됐고 이런 글빨 능력이라니 정말 부럽다.


유교수 빼고 진짜 극에서 표현하는 '한남'새끼들이라
진짜 속으로 쌍욕을 몇번을 했나 모르겠다.
자리가 1열이기도 해서 진짜 뛰쳐나가서 여러번 멱살 잡고 싶었다.
주위 곳곳에서 어이가 없는 헛웃음이 괜히 나오지 않았을 것.

지금 시국에 여러가지 사안들,
특히 젠더갈등으로 인해서 오는 모든 사건들과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고 특히 '아들'들이 가족에 미치는 영향을 정말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극 중에서 말하는 '상류층' 집이라 고급진 세트도 예쁜데
천장을 스크린을 사용해서 보여주는 연출 되게 신선했다.
그래도 난 많이 트여있는 채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개 곳곳에 허를 찌르는 대사들과
마지막까지도 결말도 뭐야 이 뒷통수는? 질투야? 했다가
결국 그 어떤 프레임에 갇혀있는 나 자신을 보고 다시 반성했다고 한다.

석옵 찌질한 연기 참 잘하시네요.
배우들 연기가 좋아서 주연이 용진 한대 칠 때 진짜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깡이 너만 자존심 있는거 아니야!!! 할 때도......

첫 씬에서 엄청 불편해 보이는
말 그대로 코르셋의 드레스를 입고 종종 거리면서 등장했던 깡이
마지막에 편한 운동화에 바지 입고 퇴장하는게 상징하는 바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나저나 유교수님?
유전병은 대대로 물려지지 않을 수 있답니다?
착상 전 유전진단이라는 기술이 있거든요....
이상 전공자 올림



    
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6. 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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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란문화재단(인가?)

처음 봤을 때는 결말의 클리셰 범벅 때문에 아주 극불호를 찍었던 극...

근데 계속 넘버 생각이 나고

예쁜 무대가 생각이 나고 

무엇보다 내 사랑 나하나가 너무 귀엽고 

그래서 계속 계속 보게 된 극

 

첫날 보고 나온 후기는 아주 난리가 났더랜다.

아래는 첫날 쓴 후기 ㅋㅋㅋ

 

와~ 나 간만에 결말(?) 극불호극을 만났다.
정말 사랑스럽고 예쁘고 힙한데 이런 전개라니요 -_-;;
설마 설마하던게 딱 맞았을 때 나 실제로 한숨 쉼..
그리고 진짜 탈주하고 싶었다.

저렇게 미래지향적이고 꿈이 많던 정분이가 대체 왜?
설마 처음에 대사 그게 플래그야? 했는데 

그게 딱 맞아 떨어졌을 때의 빡침이란....
그래요, 1969년의 한국 여성에겐

하필 그날 그런  일이 일어나면 선택지가 그거 밖에 없었겠지요...
근데... (할많하않)
그리고 결국 남원이도 인생에서 그 날의 그 선택이 후회되는게 있었으니까 (스포) 아오!!!
왜 일방적인 희생!!! (생략)

초반에 웃음(?) 포인트들은 취저였다.
신선하기도 했고 무대도 스크린 화면도 너무 좋았고

남원의 치매증상을 이렇게 그린건가 해서 맘이 좀 그랬긴 했지만

실제로 치매가 그렇게 온다고 하니까.....

 

그리고  선희 현재 70세인데 아무리 시골이라도

베지터블을 말하고 최신 핸드폰을 쓰는 선희가

쪽진 머리에 월남바지라니요....

차라리 짧은 뽀글 파마머리를 하든가..


이렇게 써놓고 난 3번을 더 보러 갔고

볼 때마다 울고 나왔다고 한다.

 

처음 봤을 땐 정분의 선택이

자의가 아닌 타의라는 것에 불호를 찍었고

정분의 선택에 자연스레(?) 따라가던 남원의 선택도 싫었지만

(아마도 내가 사랑이 밥 먹여주냐는 기조 때문일 것)

결국 마지막에 보면 따뜻하고 좋은 극이긴 하다.
사람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진짜 뭘 선택하든 후회하니까...

 

그리고 이 극의 가장 중요한 넘버인 '여행'이 주는 힘이 있다.

넘버 자체가 정말 좋기도 하고 이 극에서 가장 중요한 넘버기도 하고
서로 바라보는 정분과 늙은 남원
하지만 시선이 다른 곳으로 가 있는 선희와 젊은 남원
각자 그렇게 이리저리 여행을 하다

넘버 마지막엔 결국 정분, 선희에게 라디오를 건네는 남원들
이 여행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라고 각자 부르고

과거의 그들과 지금의 그들이 궁금해하고 바라는 여행의 끝은 달랐지만

결국 그 끝은 손 잡고 컵케이크를 먹으러가는 여전히 서로가 소중한 그 들...

이 극의 주제이자 가장 큰 힐링 포인트는
어떻게 살아도 후회는 한다는 것
그리고 중요한건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여전히 난 사랑에 냉소적인 사람이지만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선택이 가장 빛났으니까....

 

클리셰 범벅이라도 그걸 설득할 수 있고 계속 보고 싶게 만들면

좋은 극이라는 경험을 준 소중한 극이다.



    
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6. 9. 17:48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출처 : 에스앤코

이 극이 한국에서 내한공연을 한다고 공개 오디션 공지가 떴을 때부터 기대가 매우 많았다.
게다가 이 극에 쌀(조형균, 본진)이 캐스팅 됐다는 카더라가 돌아서 더더욱 기대였었지만
캐스팅 발표가 나야 알 수 있는 것이고,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21년 5월에 캐스팅 발표가 떴는데 실제로 오르페우스 역으로 온다고 해서
아마 쌀 본진 덕구 인생에 가장 행복했었던거 같기도 하다.

서울에서 15번, 대구, 부산 한번씩 총 17번을 보면서
(쌀 인스타 댓글로도 썼지만) 캐스팅 발표 때부터 근 1년간 즐거운 덕구 인생이었다.
사실 뮤지컬의 경우,
특히 본진의 공연을 볼 때는 작품에 대한 생각보다는
내 본진이 최고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각종 사랑 고백과 주접으로 글을 쓸 수 밖에 없는지라
트위터에도 고스란히 그렇게 남아있지만
정리해서 적어보는 것으로...


결국 이 극은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들이야 결국 스포를 다 알고 시작하는 스토리인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극으로 만든다는건가... 했었는데 감상평의 몇 줄 요약은 이렇다.

  1. 사람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결국 더 나아지는 존재 그리고 그걸 깨기도 하는 존재
  2. 대사 그대로 결말이 어떨지 알면서도 다음을 기대하는 우리의 삶
  3. 불의에 대항할 때는 혼자보단 단체가 좋다. (연대 하라!!)
  4. 과거에 당신이 어떻게 살았는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5. 결국 널 구원하는건 너 자신
  6.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놀랍게도 저런 생각이 들게 극에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쌀 오르페우스 제외 전캐를 보았는데 정말 그 누구로 봐도 상관 없었던 극.

이제부터는 트위터 주접의 정리
지금보니 그 놈의 코로나 때문에 개막도 미뤄지고
예매, 재예매의 반복에 아주 쑈를 했구나 -_-;;

무대, 조명, 연출 맛집.
특히 wait for me 때 무대랑 조명 정말 최고다.
왜 항상 신들은 인간을 시험할까?
페르세포네를 지독한 알코홀릭으로 만들어놨는데
생각해보니 반년을 지하에서 사는데 제 정신이기가 쉽지 않겠다 싶다.

Why we build the wall에서 페르세포네에 따라서 하데스 연설에 반응하는 차이도 재미있다.
두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서 기본적인 애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건 맞지만
여왕 페르세포네는 삶에 찌들어 자포자기한
그리고 일꾼들에게 일부 죄책감도 있고 숨 막혀 하는 페르세포네라면
혜나옵 페르세포네는 정말 남편의 독선을 지긋지긋해 하는
진짜 뭐 같은데 내가 그래도 니 와이프라 노래 불러준다는 표정에 심지어 안부를 때도 있었다.

그리고 쌀 중의 쌀 웨잇포米 때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듣고
지하세계가 벽을 열어주는 씬에서 무대가 좀 더 열리고
극의 마지막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열렸던 무대가 다시 좁게 닫혀지는데
그 씬을 볼 때마다 무대 열리는건
사랑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 용기를 갖고 떠나는 오르페우스의 마음인데
마지막에서 의심으로 범벅이 된 용기를 잃은 그의 마음이 다시 닫히는거 같아서 참 짠했었다.

과연 에우리디케가 기차를 타고 떠나는 씬이
정말 추워서 얼어 죽은 것인지 추위와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선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그렇게 선택해서 간 곳은 망각이 기본인 현재와 다르지 않은 삶이었다고 생각되어진다.

2막에서 일꾼들끼리 연대하는 If it's ture 그리고 가장 백미인 Epic III,
오르페우스의 의심의 절정인 Doubt come in까지 이 모든 것은 그냥 조형균이 짱인 것이다.

거창하게 시작해서 정말 뱀의 꼬리로 마무리 지어지는 글인거 같지만
하데스 타운과 이 극에 출현하는 쌀 덕분에 즐거운 1년이었다.
덕분에 기차 타고 대구 당일치기
비행기 타고 부산 당일치기도 해봤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