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 2022 교쥬/연극 뮤지컬
Reg Date : 2022. 11. 19. 10:25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출처: page1

서편제는 때는 중학교 1학년
한국 최초로 단일관 100만 관객을 동원한 첫 영화였을 때
아마 그 100만명에 일조했을 학교 단체 관람으로 영화를 본게 다였고
어차피 그 때야 판소리라든가 이런 전통(?)에 가까운 영화들이
중학교 1학년짜리에게는 전혀 재미도 감동도 없었을 것이기에..
아 참 한국적인 영화구나..
송화가 참 안됐구나...
동호가 이해가 잘 안가네...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책을 비롯한 모든 컨텐츠들이 나이에 따라 느끼는 감정들이 달라지기 마련이니
내 감상이 어떻게 바뀔까도 관전 포인트였고
사실 영화로 재밌게 보지 않았던 작품의 뮤를 봐야할까 싶었는데
어쨌든 이번 시즌이 마지막 시즌이라고 하기도 하고
트친 분께서 자람송화, 차송화 못사와는 겸상을 하지 않겠다고 하셔서 ㅋㅋㅋㅋ

그리고 난 서편제를 보면서 내가 이렇게 줄줄 울줄 몰랐다네.........

도대체 그 놈의 한이란 무엇인가.
한을 주구장창 외쳐대는 본인은 가지지 못했기에 가져야하는 그 무엇처럼
송화와 동호에게 외쳐대는 유봉을 보면서 너무나 답답했고

왜 자신이 못 다 이룬 꿈을 자식에게 투영 시키려하는지......
본인 욕심의 삐뚤어진 사랑의 표본이 유봉이다.
도망가려고 하는 동호의 마음 너무 이해가 가고
처음에는 가지말라고 말리다가 다시 도망 가라며 응원하는
동호 보내는 송화 마음이 너무 안타깝고...
여기서부터 펑 터지기 시작했던 듯...

위에도 썼지만
어릴 때는 동호가 이해가 안가고 송화가 불쌍하긴 했지만... 인 감정의 기억인데..
나라도 도망가고 남았다.
실제로 엄마가 하라는대로의 반대로만 살고 있는 딸이 나이기도 하고....

자람송화와 차송화의 차이는
자람송화는 아무래도 원래 판소리를 하던 분이다보니
재능이 충만한 사람이 정말 어느 순간 만개한 송화 같았고
차송화는 정말 본인의 소리를 찾아서 떠나는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지나 본인을 깎고 또 깎아 소리를 찾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맞은거 같은 지친 송화였다.
둘이 너무 다른데 다른 결로 너무 슬픈 송화였다.

서편제의 백미는 아무래도 2막 상여 군무씬이 아닌가 싶다.
사실 처음 볼 때는 송화와 유봉을 보느라 제대로 못봤었는데
다시 봤을 때는 그 장면에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특히 송화가 아버지~ 하고 부르는데
그 부르는 말에서 그동안의 원망, 미움, 사랑들의 감정이 다 느껴져서 맘이 참 그랬었다.

마지막에 동호가 찾아온 심청가씬에서
자람송화가 런동호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토닥여주는 장면을 보여줬는데
글 쓰면서도 그 때 생각이 나서 눈물이 고인다.
그날 그 장면에서 세상 모든 치유를 다 받았던 것 같다.

좀 더 일찍 봤다면 시즌이 올 때마다 극을 챙겨봤을테지만
마지막 시즌에라도 이 극을 봐서 참 다행이다.
가까이서 보면 아동학대에 가까운 극이지만
결국 이 극은 소리를 찾아가는 한 여성의 위대한 여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