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로 대화를 하는 것이 정상인, 귀가 안들리는 막내 아들 또는 동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신들이 먼저 수화를 배우고 그에게 독순술을 익히라고 한게 아닌 수화를 전혀 모르는 아주 이기적인 가족의 이야기
극 보는 내내 진짜 복장이 터진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 잘 알겠던 극 극 내내 님들아~ 그게 걔를 위한 일이 아니라고!!를 외치고 있었던... 정말 식탁에서 밥상 엎지 않고 앉아있는 빌리가 위너. 도대체 이 식구들은 개방적인건지 빻은건지 알 수가 없다.
대사 중에 자식이 부모랑 같아지거나 뭐 어쩌구하는 대사 있었는데 자식들이 부모의 안좋은 쪽만 빼 닮았다. 빌리 빼고... (하지만 그 빌리도 종국에는...) 그나마 여자들은 정상인 편(?)인데 베스는 크리스토퍼랑 사는거 자체가 이미 마이너스임.
사실 이 극을 볼 때 이재균 배우가 유일하게 멀쩡하게 말하는 그 대사톤과 연기 표정에 치이기도 했고 다니엘 같은 경우 되게 찌질하고 지 아빠 같은데 그 와중에 뭔가 시크하고 위험한 매력이 있어서 잘못하면 저 매력에 누구하나는 빠지겠다 했는데 역시나였고 그걸 오정택 배우가 엄청 잘 살렸다.
참 아이러니 하지.. 빌리는 실비아를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가족들의 부당함(?)을 깨달았는데 실비아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는게.. 실비아의 '같은 부류에 속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뭔지 너무나 이해가 가지만 내가 이해한다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
결국 이런 실비아 때문에 빌리 또한 가족과 같아지고 있다는 정말 아이러니한 현실...
극 볼 때 좁디 좁은 공간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그 자리 잡은 내 잘못) 한번 더 보고 싶은걸 표를 놨다가 잡았다가 놨다가 했는데.... 한번 더 볼걸 그랬지 ㅠㅠㅠ
서편제는 때는 중학교 1학년 한국 최초로 단일관 100만 관객을 동원한 첫 영화였을 때 아마 그 100만명에 일조했을 학교 단체 관람으로 영화를 본게 다였고 어차피 그 때야 판소리라든가 이런 전통(?)에 가까운 영화들이 중학교 1학년짜리에게는 전혀 재미도 감동도 없었을 것이기에.. 아 참 한국적인 영화구나.. 송화가 참 안됐구나... 동호가 이해가 잘 안가네...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책을 비롯한 모든 컨텐츠들이 나이에 따라 느끼는 감정들이 달라지기 마련이니 내 감상이 어떻게 바뀔까도 관전 포인트였고 사실 영화로 재밌게 보지 않았던 작품의 뮤를 봐야할까 싶었는데 어쨌든 이번 시즌이 마지막 시즌이라고 하기도 하고 트친 분께서 자람송화, 차송화 못사와는 겸상을 하지 않겠다고 하셔서 ㅋㅋㅋㅋ
그리고 난 서편제를 보면서 내가 이렇게 줄줄 울줄 몰랐다네.........
도대체 그 놈의 한이란 무엇인가. 한을 주구장창 외쳐대는 본인은 가지지 못했기에 가져야하는 그 무엇처럼 송화와 동호에게 외쳐대는 유봉을 보면서 너무나 답답했고
왜 자신이 못 다 이룬 꿈을 자식에게 투영 시키려하는지...... 본인 욕심의 삐뚤어진 사랑의 표본이 유봉이다. 도망가려고 하는 동호의 마음 너무 이해가 가고 처음에는 가지말라고 말리다가 다시 도망 가라며 응원하는 동호 보내는 송화 마음이 너무 안타깝고... 여기서부터 펑 터지기 시작했던 듯...
위에도 썼지만 어릴 때는 동호가 이해가 안가고 송화가 불쌍하긴 했지만... 인 감정의 기억인데.. 나라도 도망가고 남았다. 실제로 엄마가 하라는대로의 반대로만 살고 있는 딸이 나이기도 하고....
자람송화와 차송화의 차이는 자람송화는 아무래도 원래 판소리를 하던 분이다보니 재능이 충만한 사람이 정말 어느 순간 만개한 송화 같았고 차송화는 정말 본인의 소리를 찾아서 떠나는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지나 본인을 깎고 또 깎아 소리를 찾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맞은거 같은 지친 송화였다. 둘이 너무 다른데 다른 결로 너무 슬픈 송화였다.
서편제의 백미는 아무래도 2막 상여 군무씬이 아닌가 싶다. 사실 처음 볼 때는 송화와 유봉을 보느라 제대로 못봤었는데 다시 봤을 때는 그 장면에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특히 송화가 아버지~ 하고 부르는데 그 부르는 말에서 그동안의 원망, 미움, 사랑들의 감정이 다 느껴져서 맘이 참 그랬었다.
마지막에 동호가 찾아온 심청가씬에서 자람송화가 런동호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토닥여주는 장면을 보여줬는데 글 쓰면서도 그 때 생각이 나서 눈물이 고인다. 그날 그 장면에서 세상 모든 치유를 다 받았던 것 같다.
좀 더 일찍 봤다면 시즌이 올 때마다 극을 챙겨봤을테지만 마지막 시즌에라도 이 극을 봐서 참 다행이다. 가까이서 보면 아동학대에 가까운 극이지만 결국 이 극은 소리를 찾아가는 한 여성의 위대한 여정이 아닐까.....
한 연극 덕후가 있다. 그는 성덕이기까지 해서 직업도 비평가다. 최근 너무 맘에 드는 연극 작가가 데뷔를 했다. 이렇게 나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처음이다. 근데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그에게는 당근보다 채찍을 주기로 한다. 남들은 칭찬일색인데 나 혼자 호되게 비판하기로 한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그 작가가 나의 존재를 알고 내가 훈련하는 대로 글을 써나가는거 같다. 하지만 난 단 한번도 칭찬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글을 쓰지 않는다. 10년 만에 (맞나?) 복귀한다고 해서 목욕을 하고, 가장 비싼 옷을 입고 심지어 걸어서 극장에 갔는데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그런데 그 작가가 공연이 끝난 당일 밤 나에게 찾아왔다!
나도 고급지게 표현하며 쓰고 싶은데 능력 밖에 일이라 포기했다.
뭔가 데뷔 때부터 봐온 본진이 오랫동안 일을 안하고 있어서 덩달아 나도 휴덕 중이었는데 기대했던 본진 복귀작이 내 맘에 너무 안들 때의 기분을 이렇게나 고급지고 쉽지 않게 표현한걸까?
뭔가 1차원적인데 고급진 신기한 극이다. 그리고 재밌어. 인형의 집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각색이 되게 잘 됐고 이런 글빨 능력이라니 정말 부럽다.
유교수 빼고 진짜 극에서 표현하는 '한남'새끼들이라 진짜 속으로 쌍욕을 몇번을 했나 모르겠다. 자리가 1열이기도 해서 진짜 뛰쳐나가서 여러번 멱살 잡고 싶었다. 주위 곳곳에서 어이가 없는 헛웃음이 괜히 나오지 않았을 것.
지금 시국에 여러가지 사안들, 특히 젠더갈등으로 인해서 오는 모든 사건들과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고 특히 '아들'들이 가족에 미치는 영향을 정말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극 중에서 말하는 '상류층' 집이라 고급진 세트도 예쁜데 천장을 스크린을 사용해서 보여주는 연출 되게 신선했다. 그래도 난 많이 트여있는 채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개 곳곳에 허를 찌르는 대사들과 마지막까지도 결말도 뭐야 이 뒷통수는? 질투야? 했다가 결국 그 어떤 프레임에 갇혀있는 나 자신을 보고 다시 반성했다고 한다.
석옵 찌질한 연기 참 잘하시네요. 배우들 연기가 좋아서 주연이 용진 한대 칠 때 진짜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깡이 너만 자존심 있는거 아니야!!! 할 때도......
첫 씬에서 엄청 불편해 보이는 말 그대로 코르셋의 드레스를 입고 종종 거리면서 등장했던 깡이 마지막에 편한 운동화에 바지 입고 퇴장하는게 상징하는 바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나저나 유교수님? 유전병은 대대로 물려지지 않을 수 있답니다? 착상 전 유전진단이라는 기술이 있거든요.... 이상 전공자 올림
이 극이 한국에서 내한공연을 한다고 공개 오디션 공지가 떴을 때부터 기대가 매우 많았다. 게다가 이 극에 쌀(조형균, 본진)이 캐스팅 됐다는 카더라가 돌아서 더더욱 기대였었지만 캐스팅 발표가 나야 알 수 있는 것이고,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21년 5월에 캐스팅 발표가 떴는데 실제로 오르페우스 역으로 온다고 해서 아마 쌀 본진 덕구 인생에 가장 행복했었던거 같기도 하다.
서울에서 15번, 대구, 부산 한번씩 총 17번을 보면서 (쌀 인스타 댓글로도 썼지만) 캐스팅 발표 때부터 근 1년간 즐거운 덕구 인생이었다. 사실 뮤지컬의 경우, 특히 본진의 공연을 볼 때는 작품에 대한 생각보다는 내 본진이 최고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각종 사랑 고백과 주접으로 글을 쓸 수 밖에 없는지라 트위터에도 고스란히 그렇게 남아있지만 정리해서 적어보는 것으로...
결국 이 극은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들이야 결국 스포를 다 알고 시작하는 스토리인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극으로 만든다는건가... 했었는데 감상평의 몇 줄 요약은 이렇다.
사람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결국 더 나아지는 존재 그리고 그걸 깨기도 하는 존재
대사 그대로 결말이 어떨지 알면서도 다음을 기대하는 우리의 삶
불의에 대항할 때는 혼자보단 단체가 좋다. (연대 하라!!)
과거에 당신이 어떻게 살았는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결국 널 구원하는건 너 자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놀랍게도 저런 생각이 들게 극에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쌀 오르페우스 제외 전캐를 보았는데 정말 그 누구로 봐도 상관 없었던 극.
이제부터는 트위터 주접의 정리 지금보니 그 놈의 코로나 때문에 개막도 미뤄지고 예매, 재예매의 반복에 아주 쑈를 했구나 -_-;;
무대, 조명, 연출 맛집. 특히 wait for me 때 무대랑 조명 정말 최고다. 왜 항상 신들은 인간을 시험할까? 페르세포네를 지독한 알코홀릭으로 만들어놨는데 생각해보니 반년을 지하에서 사는데 제 정신이기가 쉽지 않겠다 싶다.
Why we build the wall에서 페르세포네에 따라서 하데스 연설에 반응하는 차이도 재미있다. 두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서 기본적인 애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건 맞지만 여왕 페르세포네는 삶에 찌들어 자포자기한 그리고 일꾼들에게 일부 죄책감도 있고 숨 막혀 하는 페르세포네라면 혜나옵 페르세포네는 정말 남편의 독선을 지긋지긋해 하는 진짜 뭐 같은데 내가 그래도 니 와이프라 노래 불러준다는 표정에 심지어 안부를 때도 있었다.
그리고 쌀 중의 쌀 웨잇포米 때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듣고 지하세계가 벽을 열어주는 씬에서 무대가 좀 더 열리고 극의 마지막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열렸던 무대가 다시 좁게 닫혀지는데 그 씬을 볼 때마다 무대 열리는건 사랑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 용기를 갖고 떠나는 오르페우스의 마음인데 마지막에서 의심으로 범벅이 된 용기를 잃은 그의 마음이 다시 닫히는거 같아서 참 짠했었다.
과연 에우리디케가 기차를 타고 떠나는 씬이 정말 추워서 얼어 죽은 것인지 추위와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선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그렇게 선택해서 간 곳은 망각이 기본인 현재와 다르지 않은 삶이었다고 생각되어진다.
2막에서 일꾼들끼리 연대하는 If it's ture 그리고 가장 백미인 Epic III, 오르페우스의 의심의 절정인 Doubt come in까지 이 모든 것은 그냥 조형균이 짱인 것이다.
거창하게 시작해서 정말 뱀의 꼬리로 마무리 지어지는 글인거 같지만 하데스 타운과 이 극에 출현하는 쌀 덕분에 즐거운 1년이었다. 덕분에 기차 타고 대구 당일치기 비행기 타고 부산 당일치기도 해봤다는거.....